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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동 시골집 리모델링 무등골 몽디 혼을 담는다 8)

시인의마을들 2009. 12. 2. 20:14

장독대 오른쪽 석축과 산길 쪽 흙돌담이 만나는 곳입니다. 돌석축과 흙돌담의 만남. 어디가 더 멋 있남요?   

 마당 앞 흙돌담도 허물어진 곳은 다시 쌓아 보수하고, 맨위에는 양철조각으로 흉하게 덮여있던 것을 걷어내고 모자문양의 멋진 블럭을 얹었습니다. 이런 흙돌담, 이런 모자문양 돌담머리 보신적 있으신가요?   

 쪼금 뒤에서 본 모습입니다. 모자 머릿돌이 돌담에 비해 조금 커 보이긴 합니다만.. 

 마루에서 본 모습이고요. 

 전기배선 공사를 했습니다. 거실 앞 배전반 모습인데 두꺼비집이며 콘센트, 노출된 전선이 여간 보기 싫은 게 아닙니다. 이 지저분한 모습이 마당에서도 마루에서도 보이는 위치에 있어 집에 대한 첫인상이 영 아닙니다. 하여 송두리째 없애버리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설치했습지요.  

 실내인 서재 한쪽 벽면에 설치하여 외부에선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요거시 머신지 아시나요?  젊은 분이나 아파트에서 사시는 분은 잘 모르실 듯..  옥내배선용 놉애자입니다. 애자(碍子, insulator)는 송배전 옥내배선 등에서 쓰는 전기 절연기구인디 보통 도자기로 만들어져 있습죠.  오래된 시골 목조주택에서나 어쩌다 볼 수 있는, 요새는 옥내배선은 거의 노출을 안시키고, 특히 아파트엔 볼 수 없는데, 몽디네 송학동 집은 서까래도 노출이고, 서까래 타고가는 전선도 노출이니 놉애자도 당연히 노출입니다 그려.   

 오래된 집이라 나무 표면처리에 애 많이 먹었습니다. 5칸짜리  목조주택인데다 더우기 숨어있던 서까래까지 노출키로 했으니 표면처리할 부분이 대단히 많습디다. 수많은 기둥 들보 도리 서까래며, 널찍한 마루까지 그 많은 걸 때 빼느라 임소장이 마스크에 모자에 얼굴을 덮어 쓴 채 사포로 닦아내고, 휘휭하는 전동 그라인더 작업하느라 고생 참 많이 했습니다.  그나저나 나무같이 단단하고 좋은 게 없어요. 수십년된 거라도 표면만 살째기 벗겨내면 여지없이 처녀 속살같은 나무결이 드러나 또다시 새나무가 되니.. 뿐 아니라 진짜 새나무는 견줄 수도 없는 멋과 품격이 있으니.. 

 안채 정면, 두 방문 사이의 목재 표면처리한 모습입니다.

 지가 늘상 창밖 하늘을 바라볼 서재 창문, 창틀의 새모습이고요. 

 

으이휴 이 흑인 총각 팔뚝같은 거무튀튀한 서까래, 한때 부엌으로 사용된 전과가 있어 벗겨도 벗겨도 색갈이 다른데 보다 진합디다만, 그래도 벗기기만 하고 색갈은 덧칠하지 않을 겁니다. 이 색이 이녀석의 역사 일진대 역사를 부정하진 않아야 되지 않겄습니까?   

마루는 아직 표면처리 안된 상태인데 한컷 했습니다. 지둥이랑 문짝들이랑 벗겨놔도 낫살 들어 보입죠?  

근디 낫살 들어 보이는 게 좋은 건가요? 지는 낫살 들면서 낫살 든다는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이 많습디다..

 그동안 철거된 건축폐기물과 오염된 흙더미로 산더미같던 마당을 굴삭기를 불러 깔끔히 마당공사 중입니다.  

 굴삭기 작업을 능숙하게 해치우고 있는 분은 바로 송학동 박원열 이장님 입니다.  왼갖 마을 일을 도맡아 할 뿐 아니라 모든 농기계, 굴삭기 까지도 잘 다루는 다재다능한 분으로, 생김새도 텁텁, 말씨 성품도 텁텁, 게다가 저한테 어찌그리 협조적인지, 알짜배기 집주변 정보나 동네소식도 알려주고, 공사에 참고되는 내용도 많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동네 신입생인 저로선 커다란 원군을 얻은 셈입죠. 이장님 고맙습니다. 부탁합니다.      

 건설폐기물처리업체 운반차량을 불러 두대를 실어 냈습니다. 이 때도 이장님 핸드폰 한통화 하니 제꺽 달려 오더군요.   

 폐기물을 들어낸 후 마당정리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떻습니껴? 후련하고 개운하고, 마당이 훨씬 널찍하게 보입죠? 

 미장공사가 시작되얐습니다. 안채는 벽체가 흙인디, 별채는 블록벽과 시멘트인 곳이 많고 노후되어 부득이 초벌 시멘트 미장 후 그 위에 황토미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별채 부엌 블럭담 미장을 하고 있는 이 두분은 여수에서 오셨는디 서로 부부랍니다. 부부 한직장인 셈인데 각시가 서방님 암말 없어도 알아서 척척 받쳐주니 일이 수월하답니다. 근디 이 말은 말수가 적은 서방님 말씀 아니고 웃는 표정이 밝은 각시 말씀입니다. 아무튼 이 분들, 일 하나는 참  성실히 꼼꼼하고 튼튼하게 잘 하십디다.    

 별채 부엌 바닥은 황토다짐만 하려 했는디 지 각시나 미장하는 분 각시나 부뚜막과 수도꼭지 있는 데는 깡깡한, 쓸어 내리기 좋은 시멘트 미장을 해야 한다고 우겨싸서, 에라 내가 부엌에 얼마나 가랴, 싶어서 시멘트 미장을 곱게 했습니다. 난중에 황토흙물을 몇번 칠하여 황토색 가깝게 할 예정이고요. 

 물 많이 쓰지 않을 별채 부엌이라도 부엌은 부엌인디, 수도꼭지가 있어야 된다는디 어쩝니까? 놔야제. 부뚜막과 마찬가지로 곱게 시멘트 미장도 했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