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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동 시골집 리모델링 무등골 몽디 혼을 담는다 7)

시인의마을들 2009. 12. 2. 20:11

송학동 시골집 리모델링 무등골 몽디 혼을 담는다 6


2009년 10월 13일 ~ 10월 14일.

어제 오늘은  벽체를 털어내어 방을 합하고, 방 바닥을 낮추고, 안팎 흙벽과 처마 밑을 황토 보수하고, 창문 낼 곳을 만드는 공사를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송학동 시골 촌놈이 각시랑 죽을 때까지 살 붙이고 같이 잘 방입니다. 왼쪽 빗살문 있는 작은 방과 오른쪽 띠살문이 있는 큰 방 사이의 벽체를 헐어내고 두방을 합방했습니다. 합방? 이 합방된 방에서 시골집 완성되는 대로 각시와 합방으로 자축할 예정인디..

 안채 현관 오른쪽, 문간방 처럼 툭 나와있는 작은 방 서재인데 천장이 낮아 깝깝해서 방바닥을 파 내렸습니다.  

 마루 위 서까래 부분의 헐어진 부분도 때우고, 

 방 천장 서까래 벌어진 틈 사이도 꼼꼼히 메꾸고, 

 별채 지붕이 내려 앉아 벌어진 사이도 나무와 흙으로 채우고 메웠습니다. 

송학동 시골집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 서방 각시 둘이, 또는 귀한 가족이나 친구 올 때 모두 모여 노상 뒹굴 주요 공간인데, 이 거실 뒤쪽 창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엄청 고민했습죠. 환기, 보온, 전망, 사람통행 여부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그에 맞는 창문의 위치 크기 높이 문짝수 여닫이 미닫이 무늬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수없이 고민하다 모든 것을 다 취할 순 없는 거고, 어디에 주안을 둘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결정도 결국 내 몫이기에 결단을 내렸죠. 환기는 별 문제 안될 거야, 보온은 얼어 죽으랴? 사람통행은 빙 돌아가먼 되지, 하며 중간에 가름대나 살을 넣지 아니하고 통짜로 짠 창문, 통창으로 결정했습니다. 가운데 기둥을 살려 기둥 양쪽으로 두개의 훤한 투명 민무늬 통유리 창문으로 결정했습니다. 어쩐가요? 뒤안 감밭 오르는 돌계단도, 왼쪽 장독대 항아리도, 얕으막한 흙돌담도, 감밭의 푸르른 풀이며 감나무도, 병풍산도, 파아란 하늘까지도 그냥 훤히 보이는 창문.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는 시조 한구절 닮은 창문.. . 이 결단에 박수 치고 싶지 않으세요? ㅎㅎ     

 큰방 작은방 합해서 통하고, 거실과 방 사이는 큰 네짝 미닫이로 통하고, 거실과 서재 사이도 벽면 전체를 네짝 미닫이로 통하고, 거실은 현관문으로 마당으로 통하고, 또한 거실은 통창으로 청산으로 통하고, 나는 각시랑 통하고, 사람은 자연과 통하고.. 통하고.. 통할 거니라.. 

위 사진  아래 사진 보면 통하고 통하고 또 통하는 그림이 대강 그려지나요?  아래 사진은 사람과 잘 통하는, 특히나 여자랑 잘 통한다는 돌담 박사 임소장이 통하는 공간을 통하고 있군요.

통할 데는 통하더라도 문짝 앞에 잠시 멈춤도 있어야겄죠?  뒷짐지고 어슬렁 헛기침 인기척도 하며 여그 나 있는디 안에 누구 있는감? 하며 들여다 보일 듯한 띠살 창문을 넘어다 보는 멈춤 말이죠. 지가 제일 좋아하는 이 띠살문 띠살무늬는 시방 모습 고대로 살려 둘 겁니다. 왼쪽 빗살문도 그렇고요. 그것 뿐이 아니죠. 빛 바랜 기둥 들보로 면분할된 흙벽, 아무리 오래 멈춰 바라보아도 싫증 나지 않겠습죠? 

 목욕 단장하면 더 이뻐지겄지만 지금 그대로도 한없이 이쁜 천정 서까래도 한번 보실래요? 아래 요 실팍한 놈은  방 천장 서까래이고요. 

 요 맬꼬롬한 놈은 서재 천장 서까래고요. 

 왕년에 부엌으로 쓰였던 요 시커먼 놈은 거실 천장 서까래입죠. 공사하는 양반 이거 때깔나게 면처리 할라먼 고상께나 허겄구만요. 먼지 폴폴 날 것인디 마스크라도 사주고 삼겹살로 목구녕 때라도 벗겨 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려. 

요 사진은 머시냐. 송학동 시골집 리모델링 무등골 몽디 혼을 담는다 5 에서 예고한 바 있는, 멋진 우리집 만드느라 애쓰는 분들께 새 아궁이 가마솥 질도 낼 겸 각시가 닭 삶는 중입니다. 손아래 동서, 늘 우리 곁에 있어 마음 든든한 우리 동상네 제수님도 자기네 일처럼 좋아하며 흔쾌히 부석짝 앞에 나란히 앉았답니다. 허허 고놈 각시덜 사이 좋고 착허기도 허지. 허허. 

 지글지글 끓는 별채 구들장 방에 앉아 닭죽을 맛있게 먹고 있네요.리모델링 양종인 사장은 먹는 시간에도 다음 공사 준비로 전화통을 붙잡고 있네요. 근디 왜 네명만 찍혔다냐? 또 찍을라먼 닭다리 들고 탁배기 묵을 때 찍어야제 요 장면을 찍었다냐? 옳제 서방이 함께 앉어붕게 감각없는 각시가 찍어서 글구만이라우. 

 송학동 시골집 리모델링 무등골 몽디 혼을 담는다 6 은 여까지구만요. 내일 부터는 전기 배선공사, 황토 미장공사가 들어 갑니다. 아직 공사는 초반인디 송학동 시골집 리모델링 무등골 몽디 혼을 담는다 글쓰기 시리즈는 벌써 6 까지 왔으니 마무리 공사까지 언제 마칠까, 다 쓸 수 있을까 꺽정에, 다 쓸 일이 깝깝하고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합니다. 뭐 잘 될거야.. 그만 잘랍니다. 무등골 몽디 꾸우벅..



송학동 시골집 리모델링 무등골 몽디 혼을 담는다 7


2009년 10월 15일 ~ 10월 17일.

마루에 걸터앉아 발을 깐닥거리면 닿을락 말락한 토방입니다. 마당까지 얕으막하고 멋있는 석축인디 돌과 돌 사이에 추방 대상 시멘트가 쳐발라져 흉물스럽게 보이던 것을 일일이 쪼아내고 황토흙을 이겨 다시 메꿨습니다. 마루 밑 시멘트 입혀져 있던 것도 구석구석 걷어냈고요.     






 황토다짐도 하고 편평하게 고르기도 할 예정이지만 우선 시멘트 빼내고 흙채움만 했어도 얼매나 개운하던지요. 그래 보이죠?  

 기뚝(굴뚝)도 조금 더 높이 쌓았고요.   

 집 뒤안에 납딱한 돌을 모아 장독대를 만들었습죠. 안채 왼쪽으로 돌아 감밭 오르는 쪽에 새로 두어단 계단돌을 놓고, 기존 주방 뒷문에서 나와 감밭 오르는 계단돌 사이에 만들어 두 계단돌 사이에 위치하게 했습니다. 장독대 바닥도 시멘트를 하지 않고 바닥을 고른 후 납딱한 돌을 깔았고 틈새는 역시 흙으로 다짐했습니다.    

 뒤안 그림 멋 있나요? 아님 부러우시나요?  이 장독대는 거실 엄청 큰 통창으로 감나무 감밭, 병풍산 자락을 배경으로 훤히 보일 거고, 멍텅구리 서방을 최고로 아는 각시가 서방님 좋아하는 된장도 담구고, 장독 열어 햇빛도 쪼이고, 반지르르 때깔도 내고.. .. 그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