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단지 상가들에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홍삼 전문점이나 홍삼 제조기 판매 가게들을 보게 되는데 홍삼이 빵이나 커피처럼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기호식품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행이라면 나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아도 앞머리를 짧게 자르고, 꼭 끼는 청바지를 입는 것처럼 홍삼도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집안 식구들이 아침이면 아빠도 한 잔, 엄마도 한 잔, 아들도 한 잔, 딸은 두 알 하는 식으로 먹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주변 홍삼집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도 그만큼 일반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의미이고 많이 복용한다는 것인데, 그 고가의 홍삼이 날개 돋친듯이 팔린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런 건강보조식품의 유행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데 한때는 영지버섯이 만병통치약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더니 그 뒤로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상황버섯이 엄청 고가에 팔리기도 하고 가짜도 많이 나돌기도 했으며, 동충하초가 몸에 좋다고 음료수나 차에 첨가했던 적이 있다.
한방에서 홍삼은 인삼을 쪄서 말린 약제로서 인삼의 강한 성분은 부드럽게 하고 보하는 성분은 더욱 증가시킨 것이다. 하지만 홍삼이 좋은 약제라는 것이 어제 오늘 알려진 것도 아니고 갑자기 없던 약효가 나타난 것도 아닌데 어느 누구 가릴 것 없이 마구 복용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삼이란 원기를 보하고 몸에 진액을 보충하며 기혈을 조절해주는 아주 우수한 약제이다.
인삼만 달인 탕제를 독삼탕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심한 허로나 과다한 출혈 후 보혈을 시켜야 할 때 응급방으로 많이 사용을 했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수술 후 링거액을 맞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요즘 TV나 신문, 인터넷 등의 광고 영향으로 홍삼이 무슨 음료수나 되듯이 상시로 복용해도 되는 것처럼 여겨질지는 모르나 한의학적으로는 하나의 약물을 그렇게 장기로 대량 투여하는 것은 몸의 균형을 잃게 한다고 본다.
홍삼은 음료수가 아니라 한약이다. 그래서 진맥을 하고 체질을 감별해서 복용해야 한다. 먹고 나면 피로가 좀 풀린다고, 잠이 덜 오는 듯하다고 매일 홍삼만 먹는 우는 절대 범하지 말아야 한다.
멀쩡한 아이를 매일 링거액을 꽂게 한다는 것이 말이 되겠는가. 몸에 좋다면, 유행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우리 국민성에 놀랄 때가 많다.
허준 선생이 이걸 안다면 무덤에서 일어날 일이다.
(창원 참조은한의원 홍기철박사)
TIP 홍삼을 금기해야 할 사람
1. 열이 많은 아이.
2. 임산부에게는 일반적으로 사용을 금함.
3. 소양인 산모.
4. 두통, 눈에 충혈, 심계항진, 코피, 고혈압 등의 상기증이 있는 경우 아주 조심해야 함.
5. 혈기왕성한 사람이 장복하면 몸에 해를 끼침.
6. 만성기침.
출처 경남신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