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함께 할 수 있는 음악과 글/실향민2세들 이야기

꿈에도 그리운 고향...실향민 전시회

시인의마을들 2009. 11. 30. 23:26
[앵커멘트]

서울에 있는 지하철역에서 실향민들의 작지만 뜻깊은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떠난 지 어언 60년, 이젠 기억속에서도 가물가물해져가는 고향땅.

가슴 한 켠에 작은 조각으로만 남아있던 돌산도 소나무도 애틋하게만 다가옵니다.

[인터뷰:이덕기, 황해도 해주시]
"제가 고향을 떠나온 지가 굉장히 오래됐어요. 그래서 그 때 기억을 더듬어서 폭포가 내리고 강도 흐르고 이런 것을 기억해서..."

어린시절 할아버지에게 배웠던 글귀는 아직도 타향살이를 버티는 힘이 됩니다.

[인터뷰:이헌순, 황해도 해주시]
"어디서 살든지 자기 땅에서 일류가 돼라, 그런 소신을 가지고 이 것을 쓴 것입니다."

북한땅이 고향인 어르신들이 남 모르게 갈고 닦은 글과 그림 솜씨를 뽐내는 자리.

이젠 호호백발이 돼버린 아마추어 실향민들의 작품 속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들이 녹아 있습니다.

고향을 그리는 마음, 통일을 바라는 한결같은 소망은 일상에 젖어있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잠시 잡아둡니다.

[인터뷰:박양석, 서울메트로 경복궁역장]
"이북도민 서예·미술전이 이분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과 애환을 달랠 수 있는 훈훈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분단의 현실을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가는 실향민과 어느덧 분단의 고통이 점차 멀게 느껴지는 후세들과의 만남.

분단이 만들어낸 벽을 뛰어넘는 소통의 전시회는 오는 19일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