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택/불상및 탑의 종류

[스크랩] 한옥의 부분별 생김새와 명칭

시인의마을들 2006. 6. 9. 10:06

<프롤로그>

 

 한옥은 궁궐을 비롯하여 사찰과 관헌, 그리고 향교와 일반 가옥등 서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아니고 순 우리식 살림살이 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한옥보다 편리하게 기와를 올려 지은집이나 슬라브로 옥상을 만든 집을 <양옥>이라고 했지만, 기와를 올린 양옥은 말이 양옥이지 실은 한옥의 구조에 집안의 내부 구조만 양식으로 만들어 졌었습니다.

 

 한옥을 안다는 것은 우선 용어가 워낙 많아 지레 "어렵구나..."라고 생각하여 아예 접근 조차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더구나 건축 형태에 따라 부재별 용어가 무척 많은지라 그 용어를 외는데도 많은 시간이 들지만 한옥의 부재를 구태어 와우려고 하면 나중에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용어상의 혼동과 혼란으로 뭐가 뭔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코너에서는 생각나는대로....그리고 눈에 보이는대로 자료 사진을 촬영을 하여 사진과 함께 용어를  익혀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건축물에 사용되는 단어를 알면 절반은 알고 들어간다고 해도 되겠으며 더불어 한옥을 이해하는데도 훨씬 빠르다 할것입니다.

 

 한옥에 사용되는 건축 용어는 대충 320여가지가 있습니다만 이 코너에서 전부 다루기는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경우도 있으며 한번 더 복습을 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짐으로써 보다 쉽게 한옥의 용어에 가까와 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용어는 특별히 순서를 정함이 없이 제가 불특정 건축물을 촬영하여 그 때 그 때 사진과 함께 용어를 설명하고 겸하여 알기 쉽도록 간단하게 해석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사진은 그냥 길을 가다 만나는 사찰이라든가 한옥, 또는 궁궐 등 용어의 설명에 필요한 사진 자료를 촬영하게 되면 순서없이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촬영한 사진은 충남 조치원읍에 위치한 <성광사>라는 사찰입니다. 이 사찰의 요사채와 강원을 새로 짓고 있어 지나는 길에 참고로 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절의 대문 기둥입니다. 부석사의 배흘림 기둥처럼 이 기둥도 배가 불룩 나왔습니다.

사진보다 실물은 부석사 대웅전의 기둥보다 기둥허리가 더 튀어나와 약간은 부자연스럽게도 보이지만 원형초석위에 2단으로 기둥고임을 꾸미고 있는데 기둥도 상당히 굵은 모습으로 지붕을 이고 있어야 할 기둥이 멋진 배흘림 기둥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지붕의 하중 때문인지 기둥이 받는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해서인지 기둥 주변에 보조물을 덧대어 지붕을 올리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대문 위에 올라있는 지붕의 모습입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게 되어 있는것 처럼 보이겠지만 원래 한옥의 건축은 하나 하나 끼어 맞추는 것이기에 위 사진과 같은 복잡한 구조물도 아래서 부터 하나 하나 껴 맞추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튀어 나온 모습을 출목(出木)이라고 합니다. 이런 출목은 포작(包作)이라는 형식의 건축물, 다시 말하면 기둥 위에 놓여서 지붕의 하중을 기둥을 중심으로 안과 밖으로 중심을 잡아가며 기둥에 전달하기 위하여 만들어 지는 공포(拱包)에서 밖으로 튀어 나온 부분입니다. 출목은 기둥을 중심으로 안쪽으로 빠진 경우에는 내출목이라 하고 바깥쪽으로 빠진 부분을 외출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위 사진처럼 추녀 밑으로 나온 출목은 귀퉁이로 나온 공포라고 해서 귀포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진의 귀포 끝부분에 아래로 하얗게 내려운 기둥은 지붕의 하중을 받쳐주는 활주(活柱)입니다. 이 활주는 팔작지붕의 추녀를 받치는 것으로 주로 팔각기둥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 대문도 팔작지붕이 올라간 것을 알 수 있으며 역시 활주도 팔각으로 만들었군요... 팔작지붕의 형태와 모양에 대해서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위의 사진은 바깥쪽으로 나왔으니 외출목이 되는 것인데 이렇게 지붕의 하중을 바깥쪽과 안쪽으로 분산시키다보니 대문의 천장 안쪽부분은 좁은 공간에 안으로 빠진 출목, 즉 내출목으로 뭉쳐 있는듯 합니다. 출목을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대문의 안쪽 모습입니다. 귀포외출목이 빠져 나간 반대 방향에는  내출목이 안쪽으로 빠져 있습니다. 이렇게 안과 밖으로 출목이 구성되는 것은 바로 대문의 지붕 형태가 다포(多包)집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공포가 많다는 말이니 바로 다포집 형식이 되겠습니다

 

자! 이제는 이 사찰의 안쪽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사찰에는 모두 4동의 건물이 있는데 각각의 건물이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설명하기에는 무엇보다 좋은 참고가 되겠기에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기존의 불상을 모신 대웅전과 대웅전 뒷편의 산신각을 제외한 새로 짓는 요사채와 강원은 한옥을 어떤 특정 형식에 따라 짓는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필요에 따라 나름대로 요모조모 가져다 붙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이 요사채에 붙은 쪽마루의 난간입니다.

이 난간은 한껏 멋을 내어 참 잘 만들었습니다. 이런 난간을 계자난간(鷄子欄干)이라고 하는데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鷄子란 닭의 새끼 즉, 병아리를 말하며 병아리 다리같이 생긴 난간이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위의 두장의 사진은 이 난간의 바깥쪽에서 본 사진과 안쪽에서 본 사진입니다.

 바깥쪽에서 보면 난간을 이루고 있는 계자다리(鷄子多里)가 약간 바깥쪽으로 휘어지듯 돌출하고 있으며 이렇게 돌출되어 만들어지는 공간은 안쪽에서 촬영한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계자난간은 난간대(欄干竹 또는 동그랗게 생겼다 해서 圓竹이라고 합니다)가 계자다리에 의하여 밖으로 튀어나와 좁은 쪽마루에서 공간을 최대화 할 수 있고 또 난간의 길쭉하고 평평한 부분을 상방이라고 하며 상방은 앉아서 바깥 경치를 감상하며 쉴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바깥쪽에서 계자난간의 구성과 명칭을 설명하기 위해 난간을 정면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난간의 가장 윗쪽 동그란 나무가 바로 난간대(欄干竹)입니다. 그리고 난간대와 계자다리 사이에 끼어 있는 윗쪽이 조금 넓은 나무를 하엽(荷葉)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은 이렇게 밋밋하게 나무를 깎아 끼우지만 멋을 내기 위해 연꽃 모양으로 장식한 나무를 넣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래의 계자다리 사이에는 구멍이 뚫려 있군요. 이렇게 구멍이 뚫린 나무판을 난간청판(欄干廳板)이라고 하며 뚫어 놓은 구멍은 풍혈(風穴, 또는 虛穴)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난간청판을 붙이고 풍혈을 뚫는 것은 난간청판이 없을 경우의 뻥 뚫려 허전해 지는것을 막아주고 또 단순히 나무 판자로 막아버리면 너무 밋밋하고 답답할 수 있기에 풍혈이라는 구멍을 뚫고 바람이 이곳을 통과하여 앉아 있는 사람들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외양과 기능 두 가지 모두를 살린 선조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뿔싸!!

너무 급하게 글을 작성하다보니 대문에서 바로 건물로 들어와 버렸군요....

다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이 사찰의 대문을 들어서면 <서산마애삼존불>의 웃음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크기로 보자면 서산마애삼존불과 等身 정도는 될것 같은데....아래의 3장의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가운데 주불을 중심으로 좌우의 보살상 또한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잔뜩 웃음을 머금고 있습니다. "백제의 웃음"이라고 이름 붙여진 불상의 웃음이 밝게 웃는 모습이라서 좋기는 하지만 아래 사진과 비교하면 다른 웃음인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손과 발의 모습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표현을 하고 있어 매우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오래전에 보호각이 지어지기 전에 흑백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서 느낄 수 있는것은 주불의 얼굴에 토실토실한 살이 붙어 있는 반면 사찰의 사진은 투실투실 하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웃음도 많이 다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보호각이 만들어지고 난 다음의 모습입니다. 보호각으로 실내가 어두워 장대 위에 전등을 달아 비춰주고 있는데 전등 아래에서 촬영을 하니 색온도로 인하여 백열등 아래라는 것을 느낄 정도의 사진이 되었습니다.

 

 이상의 3장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시 가장 좋은 사진은 흑백이 아닐까 합니다.

위의 3장의 사진에서 주불은 얼마나 개굴진 웃음을 보여주고 있는지....그리고 좌우 협시 보살은 그 웃음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는 조금은 어이 없다는 표정의 웃음이기도 합니다. 특히 반가상의 보살은 고개를 약간 우측으로 쳐들어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이 <서산마애삼존불>을 흉내낸 사찰의 조각품은 웃음 자체가 부자연스럽고 얼굴의 살이 투실투실 하다고 했지만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조금 띠룩띠룩하게 살이 오른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성광사>에 왜 <서산마애삼존불>상을 조각했는지는 물어보지 않은지라 저도 알 수 없습니다만 대부분 사찰에 마련되는 이러한 석물들은 사찰측에서 마련했다기 보다는 신자중 어느 분께서 종교적 마음에서 그 의미를 담아 사찰에 보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본하고는 얼굴 표정은 물론이고 법의를 비롯하여 반가의 형태, 손의 모양, 연화대좌의 모양 등 너무도 다른 부분이 많이 있지만 여기서 이런것들을 학술적으로 따질 일은 아닙니다. 특히 돌을 다루는 석공이나 시주를 하는 분...그리고 스님들 모두가 사실은 문화재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세월이 흐르고 여러가지 석재를 다듬는 공구도 다양하고 편리해 졌을 것임에도 이 사찰에 마련된 모조품을 다듬은 솜씨는 불행하게도 1300여년전의 석공의 솜씨보다 훨씬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이유는 설명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信心의 부족과 더불어 조성방법과 조성을 하는 형식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서울 근교의 석재상에는 정말로 잘 만든 석물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물론, 판매를 목적으로 석재상에서 만든 것이지만 그 많은 것들 중에서 정말 제대로 알고 만든것...그리고 장인의 정신이 투합되어 만들어진 것은 얼마 없다는 점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아는 어느 석공은 돌을 깎거나 깨뜨리는 도구가 있음에도 예전의 석공들이 했던 것처럼 망치와 돌을 쪼는 정만 가지고 만드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 보다는 정도를 택하는 이 석공의 작업이 기계를 사용하는 석공보다 몇 십배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저도 알고 그 석공도 알지만 모름지기 작품이란 이런 장인 정신이 있어야 제대로 만들어 지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다시 요사채로 가 보겠습니다.

요사채는 건축 부재를 새로운 나무로만 꾸민게 아니라 다른 절집을 뜯어내어 새롭게 요사채의 부재에 사용했음을 남아 있는 단청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이 요사채는 겹처마 지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겹처마 또는 홑처마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처마(軒 : 추녀라는 의미로 한자로는 '추녀 헌'字로 표기합니다)는 서까래가 천장에서 빠져나와 집 밖에 구성되는 공간으로 주로 비를 피하기도 하고 햇빛이 드는 정도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처마의 깊이가 얼마나 되야 한다는 정해진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처마는 너무 짧게 빼면 비가 들이치거나 여름의 햇빛이 방에 까지 들어 여름에 더울 수 있으며 반대로 너무 길게 빼면 바람이 들어 올 공간을 오히려 막아버려 여름에는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지 모르나 바람이 통하지 않아 실내가 무척 덥게 됩니다. 이러한 처마의 깊이는 기둥뿌리와 처마끝의 각도가 28~33도 정도로 하는것이 좋다고 하지만 실제는 한옥 건축가의 감에 의하여 결정이 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입니다. 

 

 이 처마에 서까래만 바깥쪽으로 나온것을 홑처마라고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서까래 위에 부연(浮椽)이라는 방목형의 나무를 덧대어 서까래 위에 겹으로 올린 처마를 겹처마라고 합니다. 이렇게 겹처마를 만드는 것은 대부분의 일반 주택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겹처마를 올리는 이유는 서까래의 길이를 길게 할 경우 지면과 너무 가까와  공간이 막히는 것을 막고 조금 지붕을 쳐 드는 느낌을 주고 서까래 아래의 공간에 여유를 두고자 해서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서까래는 지붕을 이고 있는 둥근 목재입니다. 서까래는 집의 골격을 이루는 도리(서까래를 받치고 있는 목재로 사진의 아랫부분)위에 올라가는 지붕 골격의 기초라고 하겠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이 서까래가 너무 길게 나오면 실내를 막아 답답해지게 되지요...

 그래서 서까래 위에 개판(蓋板)이라는 판자를 깔고 그 위에 가로로 평고대(平交臺)라는 추녀와 추녀를 이어주는 나무를 대고 그 위에 부연을 고정시키는 착고(着暠)판 을 대어 부연을 고정하게 되는데 부연이란 위의 사진에서 보듯 서까래처럼 앞쪽으로 나온 나무를 말하며 서까래 처럼 둥근 형태가 아닌 각진 모양새를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부연 윗쪽의 판자를 부연개판이라고 합니다.

 

지붕의 곡선은 사실은 서까래 위에 있는 평고대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이 평고대는 양쪽의 추녀 부근으로 갈수로 굵기가 약간 굵어지며 평고대에 추를 달아 자연스럽게 쳐지도록 하여 처마의 곡선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지붕은 다음 사진에서 보듯 추녀로 갈수록 들어 올려지는 곡선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앙곡이라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처마는 추녀쪽으로 갈수록 조금씩 길어져 추녀는 처마의 가운데보다 상당히 길게 빠져 나오게 되는데 이렇게 처마의 가운데서부터 추녀로 갈수로 점점 바깥쪽으로 나오는 곡선을 안허리곡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와 바로밑의 부연 윗쪽에 가로로 대어진 나무를 부연평고대(浮椽)라고 하며 이 평고대 바로 위에 기와를 받치고 있는 파도처럼 생긴 나무판을 연함(連含)이라고 하는데 이 연함은 앞쪽에서 볼 때는 판자 같지만 뒤쪽에는 길게 빠져 있어 기와골에 맞는 곡선으로 다듬어져 있어 기와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위의 지붕 사진 한장에서만도 벌써 용어가 여러가지 나왔죠?

 벌써부터 질리기 시작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용어만 많을 따름이지 그 모든 용어가 위의 한장의 사진속에 다 담겨 있잖아요?

 

 

위의 사진은 마침 3층으로 된 강원을 건축하고 있는 옆 건물의 형태에서 볼 수 있는 앙곡의 형태입니다. 처마가 갈수록 치켜올라가 가운데쪽의 처마에 비해서 추녀는 상당히 높게 올라가 있는것을 눈으로 보아서도 알 수 있지요? 바로 이렇게 처마의 가운데보다 추녀쪽이 올라가는 것을 앙곡이라고 한다는것을 잊지 마세요...

 

앗!!

앙곡이 생기느냐고요?

앙곡평고대가 만드는 곡선에 의해서 이렇게 올라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귀솟음이라는 기둥 제작 기법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답니다.

귀솟음이란 기둥의 길이가 추녀쪽으로 갈수록 조금씩 더 길어지게 되도록 만들어진 것인데 그 이유는 귀솟음이 없는 경우에는 양쪽의 추녀가 쳐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러한 쳐저 보이는 착시 현상을 없애주는 역할도 하며, 한편으로는 지붕이 받는 하중을 안쪽으로 몰아 주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지붕의 하중을 안쪽으로 몰아 지붕의 응집력을 높이는 또 하나의 기둥 제작 방법에는 안쏠림이라는 기법이 있는데 이것은 기둥을 말 그대로 안쪽으로 조금 쏠리게 만드는 것이랍니다.

 

자...그러면 이렇게 만들어진 처마를 그대로 두고 지나게 되면 부재로 사용되는 서까래부연 등이 비와 풍화작용에 의해서 쉽게 썩기 마련이고 벌레 또한 나무는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기에 다 만든 다음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단청을 하게 됩니다.

 

 일반집에서는 단청을 하지 않지만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는 웅대하게 꾸미는 기능, 즉 장엄이라는 이유로 단청을 하게 되는데 위에 먼저 보았던 겹처마의 모습과 아래 사진처럼 단청을 한 겹처마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요?

 

 

우선은 각 부재가 쉽게 구분이 되지요?

단청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말씀을 드리겠지만 그냥 나무의 결이 보이는 것도 나름대로의 운치도 있지만 이렇게 풍화작용을 막고 병충해의 침투를 방지하기 위해 단청을 하고 나니 너무 멋져 보이지 않나요?

 

 

 이제 지붕 모퉁이인 추녀(春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추녀는 건물 모서리에서 45도 방향으로 밖으로 빠져 나오게 됩니다. 보통 지붕의 가구를 만들 때 추녀가 가장 먼저 올라가고 이 추녀와 추녀를 이은 나무가 위에 말씀드린 평고대입니다. 대부분 평고대는 그냥 올려만 놓아도 중간 부분이 무게로 인하여 아래로 쳐지지만 중간 부분에 무게가 나가는 것을 매달아 자연스러운 처마의 곡선을 만들게 됩니다.

 아래 사진에서 도깨비 그림이 그려진곳을 추녀말구라고 합니다. 이 추녀말구는 나무에 직각으로 자르는것이 아니라 이렇게 약간 비스듬하게 잘라 아래에서 올려 보더라도 각이 꺾여 불안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추녀위에 있는 부연과 연결된  짧은 추녀를 사래(蛇羅)라고 하는데 마치 무등을 타듯 추녀 위에 올라가 있는 또 하나의 추녀랍니다.

 

그런데 위의 사진을 가만히 살펴보면 도깨비 그림이 그려진 추녀의 아랫부분이 조금 다른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추녀는 바깥쪽(말구)으로 갈수록 아랫쪽을 걷어내서 무게가 바깥쪽으로 쏠리는것 같은 착시 현상을 없애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추녀와 추녀말구를 조금 더 큰 사진으로 살펴볼까요?

추녀말구에는 도깨비 얼굴, 즉 귀면(鬼面)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런 귀면추녀말구뿐만 아니라 평방뺄목, 문 아랫부분인 머름 등에 그려지는데 이렇게 귀면을 그리는 이유는 사악함으로부터의 보호와 수호라는 벽사(僻邪)의 의미와 목재로 만들어진 건물의 특성상 가장 취약한 화마로부터 지켜달라는 보호 의지를 담기 위함이라고 하겠습니다.

 

 

 

 

 

출처 : 수수께끼의 낡은 보물창고
글쓴이 : 가시나무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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