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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날

시인의마을들 2012. 3. 16. 17:54

봄비 내리는 날 침묵하던 잿빛 하늘이 눈 못 뜨고 숨 못 쉬는 하늘빛 퇴색된 허공 향해 억만 개 화살 거침없이 쏘아 가슴 죄던 모래바람 갈랐다 얼어붙은 대지의 심장에 날카로운 촉을 박았다 대지는 억만 번의 신음으로 뿌연 먼지 움켜잡으며 검은 피 흘리는 것이다 말갛게 트인 허공으로 은빛 아지랑이 솟아올라 눈부신 하늘 여는 것이다 억만 개의 상처입은 대지 검은 생채기 딱지 떨어져 초록빛 새살이 돋아났다 간지러운 대지의 고통은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 끝 무채색 혈관을 만들었다 연분홍 꽃망울 터뜨리며 두 팔 벌려 하늘 향해 외쳤다 봄! 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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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찻집 / 연주 김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