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둘다섯 / 일기
물소리 까만밤 반딧불 무리
그날이 생각나 눈감아 버렸다
검은머리 아침이슬 흠뻑 받으며
아스라이 멀때까지 달려가던 사람
나도 따라가면 안될 길인가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되나
오늘밤 일기에는 이렇게 쓴다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 하다고
은하수 한편에 그려지는 얼굴
차라리 잊으려 눈감아버렸다
싸늘한 새벽바람 흔들리던 잎새들
그 사람 가는길에 대신해 준 손짓처럼
나도 따라가면 안될 길인가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되나
오늘밤 일기에는 이렇게 쓴다
슬픈추억 작은가슴을 어쩌면 좋으냐고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 하다고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 하다고...

♬ 둘다섯 / 긴머리 소녀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탐스런 하이얀 얼굴
우연히 만났다 말없이 가버린
긴머리 소녀야
눈먼 아이처럼 귀먼 아이처럼
조심 조심 징검다리 건너던
개울건너 작은 집의 긴머리 소녀야
눈감고 두손모아 널 위해 기도하리라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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